김순희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주무관
읍면동행정복지센터를 찾는 민원인들은 그 목적이 매우 다양하다.
단순한 서류 발급처럼 금방 끝나는 일도 있지만, 특히 복지 창구를 찾는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위기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공무원은 단순히 제도를 설명하는 안내자 역할을 넘어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조력자가 되기도 한다.
복지 현장에서 공무원이 민원인을 대하는 태도는 단순한 ‘친절함’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민이 행정기관과 제도에 대해 느끼는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복지 창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지역 주민의 삶에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존재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긴급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등 수많은 복지 관련 제도가 이들의 안내를 통해 이뤄진다. 복지제도는 내용이 복잡하고 수시로 개편되며, 법령이나 기준 또한 어려운 용어로 구성돼 있어 주민이 스스로 이해하기에는 벅찬 부분이 많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가 있는 분들은 이러한 제도에 접근하는 데 더 많은 장벽에 부딪히곤 한다.
바로 이때, 공무원의 친절하고 섬세한 응대가 절실하다. 민원인의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안내하는 태도는 단순한 ‘친절’을 넘어선다.
민원인에게 어떻게 응대하고 상담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누군가의 삶을 회복시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고,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공무원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내 가족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할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민원인을 대하는 태도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내 부모, 형제, 자녀라고 여긴다면 자연스레 말과 행동에는 따뜻함이 배어날 수밖에 없다. 복지 행정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쉽지 않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이어지는 상담과 행정업무, 그리고 계속 변화하는 복지제도까지 빠짐없이 숙지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민원인에게 똑같이 친절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일부 민원인의 과도한 요구나 무례한 언행은 현장 공무원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사회복지 최전선에 서 있는 공무원의 친절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다. 따뜻한 응대는 민원인과의 갈등을 줄이고 오해를 예방하며, 행정의 효율성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친절은 대단한 노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진심 어린 공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공감의 출발점은 ‘내 가족을 대하듯’ 민원인을 바라보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 현장에서 널리 퍼지고 자리 잡을 때, 우리 사회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온기 가득한 공동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모든 공무원들의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하며, 더 따뜻하고 사람다운 행정 문화가 자리잡기를 함께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