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선 청주시 흥덕보건소 주무관

▲ 조인선 청주시 흥덕보건소 주무관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은 20년 넘게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2023~2027)’에 따라 흥덕보건소·흥덕정신건강복지센터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확산을 위한 다양한 자살예방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그중 하나가 ‘자살예방을 위한 따뜻한 관심의 시작’ 생명존중 안심마을이다. 생명존중안심마을은 읍·면·동 단위 보건의료, 교육, 복지, 지역사회, 공공기관 등 5개 영역의 지역사회 내 자원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자살고위험군 발굴·개입·연계, 자살예방 인식개선 캠페인, 자살예방교육, 자살고위험군 맞춤형 서비스 지원, 자살위험수단 차단 등 5개 사업을 진행한다.
흥덕보건소는 2024년 가경동, 복대1동, 복대2동, 강서1동에 이어 2025년 오송읍을 신규 안심마을로 지정했으며 2025년 6월 기준 51개 기관과 협력해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의 생명존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자살예방 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어려운 일을 겪고, 위기를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곁에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는 기대감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반대로 내 곁에 함께 할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은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울증과 자살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유독 우울증과 자살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함께 할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이 크게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어려서부터 마주하게 되는 경쟁적인 분위기,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뒤처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 가정과 공동체의 붕괴와 같은 문제들이 그 배경이 될 것 같다.
또한 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살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우리사회는 아직까지도 자살을 언급하거나 자살에 대한 이야기 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비난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자살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며 그들이 도움을 청하기 어렵게 만든다. 생명존중 안심마을 참여기관 모집에 힘이 드는 이유도 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울증이나 자살은 개인의 의지나 노력 등 개인 차원에서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생명존중 안심마을 조성을 통해 의원, 학교, 복지관, 마트, 공공기관 등 각 참여 기관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살 위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연결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역할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관심의 시작 “생명존중 안심마을”에 더 많은 기관이 참여해 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관심을 갖고 함께하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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