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KOSPI)는 국내 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코넥스 등으로 나뉘어있는 국내 주식시장 중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지수를 지칭한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1956년 12개 상장사로 개장한 이래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가격을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수를 몇 차례 만들어 사용해오다가 1980년 초의 가격을 기준지수 100으로 삼는 시가총액 방식의 코스피를 1983년부터 산출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지속하던 코스피가 지난 27일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의 3000 돌파가 지난 6월 20일이었니 불과 넉 달 만에 1천포인트가 뛴 셈이다. 올해 초 2400선에 약간 못 미쳤던 코스피는 최근까지 무려 6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주요 20개국 주가 중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24%),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5%) 등을 제치고 상승률 1위에 올랐다. 1980년이 기준지수 100이었으니 45년 만에 40배가 된 셈이다.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올라선 코스피는 이제 여러 호재를 바탕으로 5000선을 향한 랠리의 시동을 걸 참이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눌려 수익은커녕 투자 원금도 되찾지 못했던 국내증시 투자자들 입장에선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주가조작이나 대주주들의 횡포 같은 고질적인 병폐뿐 아니라 유가·금리·환율 등 금융지표의 불안정에다 중동분쟁·무역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대외변수의 영향을 받으며 휘청거려왔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아야만 했고 날로 커져가는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 속에서 심각한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다.

지수 자체뿐 아니라 시장 여건도 뜨겁다. 투자대기 자금의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 60조원에 못 미쳤지만 최근엔 80조원을 넘어섰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도 늘면서 이들의 유가증권시장 보유액이 작년 말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풀리고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수요로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등 호재가 코스피 급등세를 뒷받침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쏠려있다. 한미·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재로 돌변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데다 단기간에 너무 빠른 속도로 급등한 데 대한 조정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론 상장사 실적 등 우리 증시의 기본 체력이나 제반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채 자금 쏠림과 기대심리에만 기댄 급등세가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있다.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은 기업이 주식 발행을 통해 투자할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 조달의 창구이고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 투자를 통해 건전한 기업을 육성하고 그 대가로 이익을 얻는 수단이다. 코스피가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을 계기로 우리 증시가 본질과 기본을 한층 더 탄탄하게 다지길 바란다. 금융당국은 투명한 거래의 활성화와 제도 개선에 주력하고 상장기업들은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기업의 본질 가치를 높이고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데 치중해야 한다. 우리 증시가 자본시장의 본질적 기능과 가치를 회복하고 투자자금의 선순환이 이뤄질 때 제대로 된 '코리아 프리미엄'도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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