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신토불이 쑥으로 만든 가공품 매진"
11월 11일은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농업인의 날’이다. 11월은 추수를 마치는 시기로,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시기임과 동시에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농사 철학 이념을 담고 있다. 이에 농사 3년차를 맞은 청년 농업인 선무영(35·충북 괴산군 문광면 광덕3길) ‘찐촌바이브’ 대표를 만나 청년 농업인의 삶을 들어봤다.
선 대표는 충북 괴산에서 유기농 쑥과 고추농장을 운영하는 ‘청년농부’다. 경기 수원에서 나고 자란 선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부,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엘리트다. 시골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시골 변호사’를 꿈꾸던 선 대표는 부모님이 2012년 연고가 없는 괴산으로 귀농해 농사를 짓는 것을 보고 농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10일 선 대표는 “부모님이 귀농해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걸 보고 청년농부의 꿈을 키우게 됐다”며 “고추 농사로 시작해 현재 쑥 농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농업의 ‘농’자도 모르던 선 대표는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를 통해 다양한 농법을 익혔다.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는 만 45세 미만의 귀농 예정 청년을 대상으로 4개월 간 장기 합숙을 통해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선 대표는 “공부밖에 몰랐던 저에게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는 청년농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였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인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고추 농사에 중점을 두던 그는 현재 ‘쑥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쑥의 효능과 재배 환경이 농업 환경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갖고 2022년부터 쑥 위주의 농업을 시작했다”며 “현재 △쑥향낭 △쑥차 △쑥향수 가공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 대표의 쑥 농업은 오로지 ‘유기농법’을 고집한다.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재배해 상품성도 뛰어나다.
그가 재배한 쑥으로 가공된 쑥차는 봄에 뜯은 쑥의 새순만을 사용해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쑥향낭은 여름의 뜨거운 볕을 그대로 받은 쑥을 사용해 면포에 넣어 가공된다. 쑥 향수는 물 대신 쑥추출액을 사용해 은은한 쑥향을 즐길 수 있는 천연향수다.
선 대표가 쑥 재배에 몰두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가족들 덕분이라고 한다.
아버지 선호균(69), 어머니 조금숙(67), 아내 김보라(35)씨는 선 대표의 쑥 농업을 위해 물심양면 돕고 있다.
선 대표는 “혼자였다면 못했을 일들이 많다. 쑥의 씨를 뿌리는 것부터 재배까지 부모님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디자이너인 아내는 ‘찐촌바이브’의 로고 등 다양한 디자인 제작을 도와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선 대표에게는 부푼 꿈이 있다. 그가 재배한 쑥을 이용해 만든 차가 세계로 뻗어 나아가는 것이다.
그는 “우주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계열은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게 문화다. 충북에서 재배된 쑥으로 만든 ‘쑥 차’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단순 큰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닌 충북 괴산을 세계에 알리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컬(시골)은 이 시대 마지막 개척지이자 기회의 땅이다. 10년 내 우리가 알던 시골은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나라가 살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청년농들은 언제든 메일(mooyung09@gmail.com)로 연락주시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괴산군 문광면에서 고추·쑥 복합영농으로 3300평 규모의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선 대표는 오늘도 글로벌 진출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 홍승태 기자 hongst1125@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