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은 중원미술가협회장

▲ 문형은 중원미술가협회장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글을 쓸 무렵 영국에서는 시장에 개입하는 다양한 기득권층 존재했다.
왕실과 귀족, 지역마다 유지 노릇을 하던 성직자들이 대표적이었다.
그들은 사회적 특권을 무기로 끊임없이 시장 경제에 개입하여 자신들의 지분을 추구했다.
이들의 '보이는 손(Visible hand)‘이 계속해서 지배적 질서로 작동하는 한, 빈자가 성공해서 부자가 다시 자연스럽게 부의 배분을 돕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웠다.
아담 스미스가 말한 자기 이익은 '부자는 덕이 있고 개념 있게 행동함으로 얻을 수 있는 장·단기적 이익'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사회와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끔 하기 위한 자유를 허용하라는 것이지, 이성의 고삐를 놓고 무한대로 질주해도 가만히 내버려 두라는 견해가 아니었다.
더욱더 충격적인 것은 스미스가 '노동소외’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다.
원문을 읽어보면 마르크스가 주장한 것과 유사하다.
부자, 즉 자본가가 물건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분업(分業) 기반으로 관리하게 되면, 그들은 자칫 부품 또는 도구처럼 여길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 장인들에게는 물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신의 사명과 결부 짓는 직업의식이 있었다.
물건값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얻는 편익뿐만 아니라 장인이 생산을 위해 기울인 열정에 대한 대가라는 개념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분업 체제하에서는 대규모 생산에 따라 제품 원가가 하락하면서 장인정신에 대해 지급하는 값이 자연스럽게 깎이게 된다.
그러면서 인간의 노동을 소중히 여기기보다는 이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게 그 비용을 신경 쓰는 ‘노동소외’가 일어날 수 있다.
그는 성과급 제도도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보상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일의 성과에 대해 추가 수당을 주는 것은 노동자 동기를 진작하는 데 매우 좋은 정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돈을 더 벌려고 많은 시간을 들여 일하다가 건강이 상할 수도 있고, 가정의 평화가 깨질 수도 있다.
기업가는 때때로 노동자들을 과감하게 쉬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더 나은 부를 추구할 수 있다.
오늘날 근로시간 단축이나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같은 것들을 고민하는 진보진영의 경제 정책과도 꽤 접점이 있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이 <국부론>과 <도덕 감정론>에 실려 있다.
스미스가 마냥 부자들을 편드는 사상가 또는 그들의 욕망 추구를 무한대로 허용하는 방관자라고 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야흐로 공정을 따지는 시대다.
채용과정의 공정과 병역의무의 공정, 입시에서 공정, 불공정 이슈와 논쟁이 있다.
그중에서도 경제적 공정성은 건강한 시장 질서를 만드는 데에 매우 중요한 잣대다.
스미스는 마음속의 '공정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를 통해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요즘 서점가에는 부와 관련된 책이 유독 많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먹고 사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되고, 결국 믿을 것은 자산 하나밖에 없다는 자각이 생긴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미스는 자유의지로 부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공정성과 덕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부를 창출하기 위해 이용하고 도움을 받은 공동체의 자원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부를 결과 위주로 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부를 창출하는 과정 중 개개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 사람의 말과 글, 품행 등이 돈을 버는 데에 미치는 영향도 실증적으로 따져보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비경제적인 변수’로 취급했던 것들이다.
부를 창출한 사람은 자신이 쌓아 올린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정성에 더 많이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평행이론인 ’모든 사회가 기억해야 할 공정함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반도 중심도시 충주는 지역 문화·생태·관광과 로컬문화 콘텐츠를 결합하려 애쓰고 있다.
시민들의 삶을 담아 클러스터를 형성해 청소년 국악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을 운영하며 국립국악원 충주분원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면 반드시 국악 세계화에 이바지할 것이다.
문화관광예술을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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