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광철 독창회 반주자, 김지연 피아니스트

김지연 피아니스트
김지연 피아니스트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 성악가와 한 무대에 서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다음달 14일(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동양일보 창사 30주년 기념 연광철 초청 독창회 반주자 김지연(44·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피아니스트.

반주학 박사인 그는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은 유명 성악가들의 공연이 있을 때면 반주자가 누구인지 큰 관심사”라며 “이번 공연에 연 성악가의 파트너로 직접 참여하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최근 서울에서 연 성악가와 몇 차례 리허설을 가진 김 피아니스트.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오페라 아리아, 가곡 등 15곡을 연습했고 이 가운데 몇 곡을 다시 선정해 앞으로 마지막 리허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연 선생님의 목소리를 바로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긴장됐다”며 “감성, 전달력, 목소리의 깊이 등 정말 대단하다. 반주를 많이 해봤지만 같은 악보가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이 고향인 김 피아니스트는 5살 때 처음 우연히 피아노를 치게 된 게 인연이 돼 선화예중, 선화예고, 서울대 음대 기악과로 이어지는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재다.

그는 또 2012년 성신여대 대학원 반주학과에 입학해 2016년에 박사 학위를 받은 ‘반주학 박사’다. 국내에서 ‘반주학 박사’는 아직 생소한 분야다. 국내 최초로 성신여대에 개설된 반주학과에서 김 피아니스트는 6번째로 ‘반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실 최근엔 반주자의 정의가 많이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반주자를 ‘accompanist(반주자)’로 지칭했다면 요즘엔 ‘Collaborative Pianist(공동의 피아니스트)’로 부른다. 그만큼 전보다 ‘콜라보’의 성격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고등학교 때까지 피아노는 혼자 하는 음악인 줄 알았는데 대학에 입학하면서 성악과 친구들의 반주를 하며 함께 공연하다 보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피아노는 솔로잖아요. 그런데 반주는 함께하는 음악이죠. 반주를 하면서 성악의 매력에도 흠뻑 빠질 수 있었습니다.”

김지연 피아니스트
김지연 피아니스트

 

서울대 졸업 후 김 피아니스트는 음대 한 학년 선배였던 청주 출신 베이스 박광우(45) 성악가와 2000년 결혼 후 함께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결혼은 그의 음악 세계에 많은 부분 영향을 줬다고 한다. 그는 독일 에센국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디플롬)을 졸업하고 2006년 남편과 함께 귀국해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남편이 성악가다 보니 연주회의 반주를 하게 되는 무대가 점점 늘어갔어요. 본격적으로 반주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박사 학위에 도전했고 악기나 언어, 혹은 말투, 뉘앙스, 감각 등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들의 모든 것을 집중하며 함께 ‘공감하는 음악’을 배우게 됐습니다.”

‘공감하는 음악’의 행복을 알게 된 그는 여러 앙상블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로 청주에서 열고 있는 ‘올댓피아노’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올댓피아노’는 피아노가 주인공이 돼 성악을 비롯한 여러 악기들과 협업을 하는 앙상블 무대로 꾸며지는 공연이다.

그는 현재 서울대, 한국교원대, 성남계원예고, 충북예고에 출강하고 있고 한국반주협회, 아르페지오 피아노앙상블, 앙상블 무지카미아, 한국피아노학회, 충북피아노연구회, 레알 슈팀메, 로스 아미고스, 미트 클라비어 단원으로 청주와 서울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중이다.

독일에서 귀국 후 남편의 고향인 청주에 자리를 잡게 된 그는 현재는 시부모님과 함께 오창과학단지에 살고 있다.

그는 “남편 역시 연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베이스여서, 베이스가 할 수 있는 레퍼토리의 반주는 사실 그동안 많이 해봤다”며 “이번 공연은 피아노의 매력 보다 연 선생님의 노래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 선생님의 무대에 누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반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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