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박희팔 소설가 “문장 표현력 자연스러워”
[동양일보]응모작 109편은 가난했던 가족사, 고생했던 부모님 회상, 그리운 고향 이야기, 잊지 못할 사람, 늦은 배움의 즐거움, 경험담 등 다양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작품들이었다. 이중 4작품을 골랐다. 곧 ‘왕 언니 나가신다’, ‘호루라기 부는 사나이’, ‘동사지기 할배’, ‘억새의 노래’ 다.
‘왕 언니 나가신다’는 50 나이에 늦깎이로 같은 과의 젊은 학생들과의 허물없이 어울려 생활 했던 이야기로, 졸업한 후에도 잊지 않고 불러주는 게 고마워, 16년 전 학창시절의 독수리 7형제의 일화를 생각하며 기껍게 참여하고 온다는 내용이다.
‘호루라기 부는 사나이’ 는, 운동이라고는 해본 일이 없는 자신에게 배구심판을 억지로 맡긴 후배들이 고마워, 좀 틀리기는 하나 그때그때의 분위기에 맞추어 소신 있게 부는 심판인 자신의 호루라기 소리를 더욱 재밌어하는 후배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는 얘기다.
‘동사지기 할배’ 는, 홀로 살면서 동네의 궂은일을 맡아했던 동사지기(동네의 궂은일을 맡아 하던 사람)가 죽었을 때는 염도 없이 동네사람들의 손에 묻혔다는 소리를 듣고 이를 불쌍히 여겨 그가 묻힌 곳에서 위로의 제를 지내준다는 내용이다.
‘억새의 노래’ 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잡초와 같은 억새풀을 뭇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그 혹독한 추위에 죽은 줄 알지만 살아나고, 날개를 펴고 하늘이라도 나를 것처럼 하고 있고, 아직은 마주할 수 없는 하늘을 향해 무언의 항변을 하는 모습과 남의 것을 탐내 본 일이 없이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가난하고 힘 못 쓰는 우리 민초들에 비유한 내용이다.
이 넷의 작품외의 것들도 하나같이 재미있고 실감이 가는 작품들이지만 이 ‘억새의 노래’는 문장의 표현력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많이 생각한 작품이어서 당선작으로 민다. 다른 이들도 정진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