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류마티스학 개척… ‘루푸스’ 명의로 유명
충북권역 류마티스 터미널병원 도약위해 앞장
진료과별 네트워크로 최상의 의료서비스 제공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33년 넘게 수많은 류마티스 환자를 진료해 오면서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곤 합니다. 청주에 내려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신부종, 폐능막염, 신장염, 고열, 전신발진, 골수기능 등이 떨어진 채 실려 온 심각한 상태의 환자를 치료하면서 ‘여기가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력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주성모병원이 지역을 대표하는 류마티스 터미널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내 류마티스학의 개척자이자 희귀 난치성질환인 ‘루푸스’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조철수(세례명 라파엘·65·사진·충북 청주시 청원구 주성로 173-19·☎043-219-8000) 청주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서울출신으로 지난 8월말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정년퇴임하고, 지난 1일자로 부임한 조 과장은 가톨릭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내과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강남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임상강사, 강남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조교수,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연구교수, 여의도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가톨릭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학과장, 여의도성모병원 연구부원장·임상의학연구소장·류마티스내과 임상분과장을 역임했다. 또 대한류마티스학회 학술위원장·연구이사·교육연구이사, 류마티스학연구재단 이사, 대한내과학회 류마티스분과 관리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유한의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조 과장은 1989년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임상강사시절 국내 류마티스학의 선구자인 김호연전 강남성모병원·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함께 류마티스 분과를 뿌리내리는데 앞장서 왔다. 당시만 해도 류마티스 질환은 정형외과와 혈액내과에서 관장해 왔고, 환자는 물론 동료의사들 조차 류마티스학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많은 갈등과 혼란을 겪기도 했다.

류마티스질환은 관절을 비롯한 근골격계와 전신의 다양한 장기(피부, 신장, 폐, 심장, 중추신경계, 혈관등)를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대표적 관절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해 전신홍반루푸스(루푸스), 쇼그렌증후군, 전신경화증, 염증성근염, 복합교원성질환,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다양한 혈관염, 베체트병, 강직성척추염을 비롯한 여러 척추관절병증이 있다. 이밖에도 류마티스 내과에서 다루는 질환에는 통풍, 섬유근통, 류마티스성 다발근통, 스틸씨병, 재발성류마티즘을 비롯한 다양한 관절질환이 포함된다.

“류마티스질환들은 다양한 임상양상과 장기침범으로 발현하게 되고 초기에는 증상이 모호하고, 때로는 불명열로 간주돼 조기진단이 안되거나 치료가 늦어져 장기의 손상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전신 류마티스질환은 기존에 사용하던 고전적인 면역억제 치료제와 더불어 최근에는 표적치료제인 생물학적 제제들이 개발되면서 질환의 경과, 합병증의 발생을 현저히 낮추는 치료전략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조 과장은 임상강사시절부터 루푸스 질환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치명율이 매우 높고,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방치되다시피 했던 이 질환을 오랜 연구 끝에 전문적 치료와 관리를 가능케 하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루푸스 명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임상의사로서 기초의학과에 관심을 갖고 후학육성에도 앞장서 왔다. 사실 바쁜 병원생활 속에서 기초의학 실험을 병행한다는 것은 개인희생을 감수해만한 하는 일이었지만, 국가의 미래와 학과의 발전은 기초과학에 있다는 신념으로 진료와 실험을 병행해 왔다. 150편이 넘는 국제학술지(SCI 잡지)에 기초·이행성 연구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류마티스·면역학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지역종합병원은 구성원들과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선생님들과의 간극을 최소화하고, 각 진료과장님들과의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환자의, 환자에 의한, 환자를 위한 지역 최고의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yoha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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