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내덕동 주교좌 성당에서 축하미사

김원택 신부
김원택 신부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언제나 ‘턱걸이 신부’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어느덧 세월이 이렇게 흘렀습니다. 인생의 고비고비 하느님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 이 순간이 없었겠지요.”

천주교 청주교구 김원택(78)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가 올해 사제 서품 50주년인 금경축(金慶祝)을 맞았다.

천주교는 성직자의 길을 걸은 지 25년이 되는 해를 ‘은경축’, 50주년을 ‘금경축’, 60주년을 ‘회경축’이라고 부르며 특별하게 기념한다.

김 신부의 금경축 축하행사는 14일 오전 10시 내덕동 주교좌 성당에서 열린다. 행사는 성유축성미사로 시작해 축하식으로 이어진다.

젊은 시절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 ‘미남 신부님’, ‘만능 운동선수’라 불렸던 김 신부는 이웃들에게 늘 환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을 전했던 신부님으로 유명하다.

김 신부는 “50년이라는 단어가 좀 겸연쩍다는 생각이 든다”며 “50년을 뒤돌아보니 발자국도 별로 없고 흔들렸던 흔적들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1944년 충북 진천군 이월면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1972년 광주가톨릭대를 졸업하고 같은 해 7월 8일 사제 서품을 받았다.

내덕동 주교좌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옛 청원군 오송·충주 목행동·청주 내덕동 주교좌 본당 주임을 거쳐 미국 LA 성 토마스한인본당에서 교포사목을 한 뒤 귀국해 청주 봉명동·영운동본당 주임, 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 수곡동본당 주임 겸 교구 총대리를 역임했다.

이어 2대 청주교구장 정진석 주교가 서울대교구장에 착좌하면서 교구장 직무대행 겸 수곡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고 3대 교구장 장봉훈 주교가 착좌하면서 교구 총대리 겸 수곡동본당 주임, 교구 총대리를 지냈다. 사목 일선을 떠나기 전까지 충북재활원 원장으로 활동했다.

통상 70세가 우리나라 천주교 사제의 정년이나 김 신부는 25년 전부터 앓고 있는 파킨슨병으로 66세인 2010년 8월 교구 원로사목자로 발령나면서 사목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원택 신부
김원택 신부

 

김 신부는 지난해 6월 20일 유튜브 동양일보TV에 출연해 ‘파킨슨 투병 24년, 아직은 건재하다’편에서 파킨슨 병과 자신의 투병 생활을 상세히 공개했다. 이 영상은 특히 김 신부를 그리워하던 많은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단기간 2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 신부는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아직도 건재하다고 큰 소리쳤는데 이제는 버티고 있는 것이 그 때보다 조금 힘들어졌다”며 “최근엔 약 기운도 잘 받지 않는 것 같아 기도하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신부의 표정은 밝다.

그는 “하느님의 은혜로 사제의 길에서 일생을 보낼 수 있었다”며 “분에 넘치는 영광이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금경축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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