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청호 청주대 총동문회장이 15일 오후 청주대 부총장실에서 학생면담을 마친 김윤배 총장의 멱살을 잡고 있다.

속보=김윤배 청주대 총장이 학생과의 면담 과정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사퇴를 강요받다 탈진해 쓰러지면서 청주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16일자 3면
김 총장은 15일 밤 11시께 탈진해 쓰러져 119구급차에 의해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앞서 김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학생들과 면담을 가졌으나 총학생회의 사퇴 요구에 불응하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총장실을 나서려던 김 총장은 학생들이 복도 바닥에 드러누우며 출구가 막히자 6~7시간 동안 억류된 채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았다.
경청호 총동문회장 등은 김 총장에게 막말과 멱살잡이를 하며 사퇴를 요구했으며, 학생 100여명은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 앉아 2층 복도를 점령한 채 출입구를 봉쇄했다. 김 총장의 차는 학생들이 붙인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문구가 쓰인 스티커로 도배됐다.
식사도 하지 못한 김 총장은 탈수 증세를 호소하다 구급차를 요청했다. 그는 이날 밤 10시께 119구급차가 오면서 구급대원의 부축을 받고 본관을 빠져 나가려 했으나, 학생들이 본관 정문과 옆문을 막으면서 20~30여 분간 첨예하게 대립하다 면담이 진행됐던 부총장실로 되돌아갔다.
결국 이날 협상은 황신모 부총장과 경 총동문회장이 오는 20·21일 중 협상키로 하고, 문서에 사인한 후 일단락됐다. 거듭 이어진 이날 면담에서는 경 회장이 '사퇴를 전재로 한 이사장직 보장'보다 진일보한 중재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밤 11시께 가까스로 119구급차에 실려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간 김 총장은 응급처치와 CT촬영 후 입원실로 옮겨졌으며,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산에 블라인드 처리를 해 병실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이날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와 학생 등 50여명이 병원을 찾았으나, 병원 측에서 진료 방해를 할 경우 신고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일 천막시위를 열고, 교무위원과 교직원들의 집기류를 끄집어 내 업무를 마비시키는 등 비대위의 폭력적인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다. 총학생회는 다음달 3일부터 수업 거부 카드를 꺼내들 예정이다.
청주대 동문인 A(37)씨는 “요즘에는 어디 가서 청주대 출신이라고 하기도 부끄럽다. 학생들은 어린 아기가 떼쓰는 것 같은 이런 행동이 청주대 명성을 추락시키고,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수업 거부를 하게 되면 집단 유급 사태 등도 피할 수 없을 텐데 걱정된다”고 밝혔다.
<조석준·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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